그 전날 아침
이별의 포옹과 그 흔한
인사가 허탈하게
마지막이 됐구나
이렇게 짧은 인생 일 줄 알았으면
그 좋아하던 음악하게
그냥 놔뒀을걸
2014년 4월 하고도 16일은
입에도 담기 싫어
닫아버린 침묵임을
모든 게 그날 안에서
다 멈춰버렸어
한꺼번에 모든 불빛이
다 꺼져버렸어
내 아이의 희생으로
사회가 변한다고
생각하는 건 너무나 잔인하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바뀔 수 있다면
덜 억울할 것 같아
숨 쉬고 살 것 같아
우린 아이들만 키웠고
보는 그대로를 믿었어
하지만 그날 이후
믿어왔던 것을 지웠어
이 나란 일 년 동안
배신감 만을 안겼어
아무리 피 토해도
메아리는 없어
여전히 수면 아래 잠겨있네
세월은 여전히 잠들어있네
모든 게 숨겨지고 가려진 채
일 년 전 그날에 다 갇혀있네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이들이
남아있어 저 아래 깊숙이
차가운 거짓 안에
삼켜졌던 지난해
4월 16일에
잠이 든 세월을 인양해
큰 돈이었지
만져 본 적이 없지만
그건 아이들을 향해
던진 돌이었지
배 보상금을 가지고
시선을 돌린 거지
비참한 꼴이었지
우린 모욕적이었지
자식을 잃은 부모에게
무슨 돈을 줘
어떻게 그런 소릴 쉽게 해
미친 더러운 쇼
단지 원하는 건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그리고 돌아오지 못한
9명이 생각나지
정치권은 돈 문제를 갖다 붙이고
언론은 눈치 보면서
그대로 맞장구치고
본질을 흐리면서 입 막아버리고
사람들은 왜곡된 얘기를 받아들이고
함께 아파해줬던
일 년 전 마음은 사라져 간
대신 조롱으로 채워져 가
자식은 가슴에다 묻는 거라고
모르면 닥치고 있어
헛소리하지 말고
여전히 수면 아래 잠겨있네
세월은 여전히 잠들어있네
모든 게 숨겨지고 가려진 채
일 년 전 그날에 다 갇혀있네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이들이
남아있어 저 아래 깊숙이
차가운 거짓 안에 삼켜졌던 지난해
4월 16일에
잠이 든 세월을 인양해
이제는 우리의 지치고
쉰 목소리가
조금은 피곤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서로의 팔짱을 껴
더 이상 침몰하지 않게
꽉 잡아줘
이제는 우리의 지치고
쉰 목소리가
조금은 피곤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서로의 팔짱을 껴
더 이상 침몰하지 않게
꽉 잡아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