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동안 난
누워 있었지
이제 나는 아무것도 몰라
눈만 껌뻑여 천장만 보다
날아가는 쓰레기봉지처럼
새벽이 오면 벌벌 떨다가
숨쉬고 있는 내 모습에 놀라
머리 위에는 파리가 맴돌지
쓰레기 더미에
썩어가는 생선 같은 나
나의 사랑은 오랫동안
냉장고 안에 썩어 있었어
뭐였지 이게 뭐였지
나도 몰라 나도 몰라
갈증을 식히려 목을 적시려
썩은 너를 마셨어
나는 아플 걸 알면서 너를 삼켰어
나는 한 마리의 개가 되어
쓰레길 뒤지고 있었지
나는 왜 살지 나는 왜 살지
나도 몰라 나도 몰라
꿈꾸던 소년은 길을 잃고
서울역 앞에 누워 있었지
명분 없는 삶은 움직이지 않았지
바람이 불어와 하늘을 날았지
이제 나는 아무것도 몰라
날아 가는지 떨어져 가는지
바람에 날린 쓰레기 봉지처럼
겨울이 오면 누가 날 좀 치워줘
차가운 여긴 아무도 날 몰라
눈만 껌뻑여 하늘만 본 다
숨만 헐떡여 새하얀 한숨만
나의 사랑은 오랫동안
냉장고 안에 썩어 있었어
뭐였지 이게 뭐였지
나도 몰라 나도 몰라
갈증을 식히려 목을 적시려
썩은 너를 마셨어
나는 아플 걸 알면서 너를 삼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