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내 방에까지 밀려와
그 우수의 계곡에 닻을 내리면
미풍에도 떨리는 나무잎처럼
나의 작은 공상은 상처받는다
빗물마저 내 창 머리 때리고
숲 속의 새들 울음 간혹 들리면
멀리 날고픈 내 꿈의 날개는
지난 일기장 속에서 퍼득인다
아하, 날개여 날아보자
아하, 날개여 날자꾸나
등불을 끄고, 장막을 걷고,
그림자를 떨쳐 버리고
내 소매를 부여잡고 날아보자
먼동에 새벽 닭이 울기까지라도
에 헤이, 에 헤이
기다리지도 않고 맞은 많은 밤들
어쩌면, 끝내 돌아가지 않을 듯한 무거운 침묵
꿈 꾸듯 중얼거리는 나의 독백도
방황의 사색 속에 헤매이고
세월 속에 잊혀져 간 얼굴들
저 어두운 밤 하늘에 흩날리면
누군가 내 창문 밖에 서성대다
비와 밤과 어둠 속에 사라진다
아하, 날개여 날아보자
아하, 날개여 날자꾸나
사랑이 있고, 행복이 있고,
기쁨과 슬픔이 함께 하는 곳
내 영혼의 그늘 밖으로 나가보자
동녘 먼 데서 햇살이 떠오르기 전에
에 헤이, 에 헤이
(197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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