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호동 할아버지
(조재형/글, 윤미진/가락)
할아버지 청호동 할아버지
할아버지 얘기 좀 들어주오
두고 온 북녘고향
이끼라도 밀려올까
무리 지은 갈매기들
부모소식 전해올까
바다와 싸우며 서성이며
기다려 온 통일의 날
할아버지 청호동 할아버지
할아버지 얘기 좀 들어주오
죽음 같은 파도 살 을에는 바람
저 바다가 삼켜온
통일 염원 반 백년
그 세월에 어느덧 아흔 노구 되었네
통곡하는 불효자식
아- 남은 육신 쓰러지거든
내 무덤 술잔에
눈물방울 담아 주리오
아- 그리움에 지쳐 쓰러지거든
서랍장 속 색 바랜 편지 읽어 주리오
오- 말라진 육신을 벗고
저 놈의 철조망
바람으로 날아서
돌아가고 싶구나
돌아가고 싶구나
할아버지 청호동 할아버지
할아버지 얘기 좀 들어주오
할아버지 청호동 할아버지
할아버지 얘기 좀 들어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