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없이 찾아온 소나기에
서서히 젖어드는 길가
고가도로 아래서 올려본 햇빛은
먹구름에 삼켜
또 흔들리는 4호선 안
모두가 귀를 막고 스스로를 가둬놔
괴로움조차도 나에게 기댄 채로
지난날을 돌아봐
감정선 곁을 뒤덮은 수많은 고민들이
언제쯤이면 내 곁에서 떠나갈까
깜빡거리는 전등을 몇 번이고 다시 갈아도
예전의 활기를 되찾을 순 없었어
별 볼일 없는 동네 안에서 생긴 관계
들이 엉켜진 사회 속에 갇혀진 마음
믿음 따위는 버려야만 해
모두 거짓에 묶여사니까
이 상심의 도시 속 덩그러니
혼자서 남겨진 채
내려다본 바닥에 피어난
외로운 꽃잎 휘날리는 길
길고 길던 순간은 끝에 가
반짝이며 흩뿌려져
하늘을 떠다니는 저 별들을 칠해주고 있어
외로움 뒤에 숨겨진 수많은 감정들이
언제쯤이면 그 모습을 드러낼까
아른거리는 햇빛에 몇 번이고 눈이 멀어도
그림자만 보면서 살 수는 없겠지
5월에 갇힌 장미 가볍지 못한 바람
흐름을 잃은 시간 속을 헤매는 진심
믿음 따위는 버려야만 해
모두 거짓에 묶여사니까
고운 잿더미가 돼
무너져 내려버린 흰 마천루
얼어붙은 폐허에 피어난
외로운 꽃잎 휘날리는 길
새까만 먹구름의 하늘을 비집고 내려온 비
후회와 원망 모두 씻어내주곤
무지개를 엮어
잠이 든 사이에 지나쳐가버린 도착지
집으로 향하는 길은 왜 이리 힘든 건지
그리운 시절의 포근한 기억들에
모든 일을 내려놓을까
몇 번을 넘어져도 모래를 털어내며 일어나
이 상심의 도시 속 덩그러니
혼자서 남겨진 채
내려다본 바닥에 피어난
외로운 꽃잎 휘날리는 길
길고 길던 순간은 끝에 가
반짝이며 흩뿌려져
하늘을 떠다니는 저 별들을 칠해주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