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린 바람 몰아 치리니
오지 못할 봄은 멀구나
별이라도 밤새껏 불러, 불을 필까
어둠까지 얹혀진 언 땅 위에
살아 있는거라곤 나 하나
눈의 폭발에 갇힌 이 세상이
마치 파편처럼 달려드는데
혀 끝에 매달린 오기가
내 심장을 데워 저 위로 날 데려가
억세게 뛰어 오를 용기가
깨진 손 마디를 타고 흐르네
잠들지 마라
끈 놓지마
곧 오실 새벽, 해 뜨리니
퍼런 바람 훑고 간 그 자리에
숨을 쉬는거라곤 나 하나
좁은 계곡에 박힌 이 세상이
마치 송곳처럼 파고 드는데
발 끝에 치미는 독기가
내 머리를 채워 멀리로 날 데려가
질기게 기어 오를 끈기가
터진 내 입술을 타고 퍼지네
고단한 걸음을, 끌어서 옮기고
또 끌어 옮기다 보이는 봉우린
추위로 흐려진 허상인가
혀 끝에 매달린 오기가
내 심장을 데워 저 위로 날 데려가
억세게 뛰어오를 용기가
깨진 손 마디를 타고 흐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