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4일의 꿈

나윤권

작년 오늘 밤에도
까맣게 몰랐었어
하루 사이 나의 세상이
그대라는 빛으로 물들 것을
오늘 아침에도 난
까맣게 몰랐었어
하루 사이 그 모든 빛이
사라져 버릴 것을
이렇게 슬픈 밤이 될 줄을
내일은 널 처음 봤던 날
오늘은 널 보내 주는 날
어쩌면 널 만난 그 시간은
나의 하룻밤 꿈이었나
다시 잠들고 싶어
벌써 일년 째라고
거짓말 같잖냐고
처음보다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멋쩍은 얼굴로 난 눈물만
내일은 널 처음 봤던 날
오늘은 널 보내 주는 날
어쩌면 널 만난 그 시간은
나의 하룻밤 꿈이었나
다시 잠들고 싶어
깨어질 수 있다는 상상 만으로
가슴이 무너지던 너와 나의
그 약속들로 울던 밤
어쩐지 너무 행복해서
어쩐지 너무 완벽해서
눈 뜨면 오늘도 내 꺼가 맞냐고
대답을 듣고야 안심했던
반 쯤은 꿈인 것 같아서
반 쯤은 거짓말 같아서
이럴 리 없을 것 같았던 그 날들
오늘 밤 잠이 들면
다신 올 수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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