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리]
이렇듯 지극정성을 드리는디,
[중모리]
하루난 문전에 외는 소리“우리는 남경장사 선인으로 인당수 인제수를 드리고져, 십오세나 십육세나 먹은 처녀를 사랴 허니, 몸 팔일이 위 있음나?”있으면 있다고 대답을 허시오. 이렇듯 외난 소리 원근 산천이 떵그렇게 들린다.
[아니리]
심청이 이 말을 듣더니, 천재일시의 좋은 기회로구나. 이웃사람 알지 않게, 선인 한 사람을 청하여 여짜오되,
[창조]
“소녀는 당년 십 오세온데, 부친을 위하야 몸을 팔랴 하오니 저를 사가심이 어떠하오.”
[아니리]
선인들이 좋아하고“어허, 거 출천지 대효로고, 그래, 값은 얼마나 주오리까?”
[창조]
“더도 덜도 말고 공양미 삼백 석만, 내월 십오일 내로 몽은사로 올려주오.”
[아니리]
“허 거 출천지 대효로고. 그러나 저희들도 내월 십오일이 행선 날이오니 어찌 하오리까.”
[창조]
“중값받고 팔린 몸이 내 뜻대로 허오리까.”
[아니리]
“글랑은 염려마옵소서.”선인들과 약속한 후, 심청이 아무리 생각허여도 부친을 아니 속일 수 없는지라. “아버지, 오늘 공양미 삼백 석을 몽은사로 올리게 되었사오니, 아무 염려 마옵소서.” 심봉사 깜짝놀래“야야, 거 어쩐 말이냐?”“전일에 승상댁 부인께서 저를 수양딸로 말씀하신 걸 분명 대답 못했지요. 오늘 제가, 건너가 아버지 사정을 여쭈오니, 부인께서 공양미 삼백 석을 몽은사로 올리시고 저를 수양딸로 다려간다 하옵디다.”“야야, 그 일 참 잘되었다. 그래, 언제 가기로 하였느냐?”
[창조]
“내월 십오일날 가기로 허였네다.”“그러면 나는 어쩌고.”
“아버지도 모셔가기로 허였어요.”
[아니리]
“그렇치야! 눈먼 놈을, 나 혼자 둘 것이냐. 잘 되었다 야야, 그일 참 잘 되었다.”
부친의 맺힌 근심 위로하고 행선 일을 기다릴제.
[세마치]
눈 어둔 백발부친 생존시에 죽을 일을 생각허니, 정신이 막막허고 흉중이 답답허여 하염없는 설움이 간장에서 솟아난다. 부친의 사시의복 빨래하여 농 안에 넣어두고, 갓 망건 다시 꾸며 쓰기 쉽게 걸어놓고, 모친분묘 찾어가서, 분행사배 통곡을 헌다. “아이고, 어머니! 불효여식 심청이난 부친 눈을 띄우려고 삼백 석의 몸이 팔려 제수로 가게되니, 년년이 오는 기일 뉘랴서 받드리까? 분묘으 돋은 풀은 뉘 손으로 벌초허리.”사배 하직허고 집으로 돌아와 부친진지 올린 후어, 밤 적적 삼경이 되니, 부친은 잠이 들어 아무런 줄 모르는구나. 잠이 깰까 염려되어, 크게 울든 못허고 속으로만 느끼는디, “아이고, 아버지, 날 볼 날이 몇 날이며, 날 볼밤이 몇 밤이나 되오? 지가 철을 안 연후어, 밥 빌기를 놓았더니마는, 내일부터는 동네 걸인이 또 될 것이니, 아버지를 어쩌고 갈꼬! 오날 밤 오경시에 함지에 머무르고, 내일 아침 돋은 해는, 부상에다 매달으면, 불쌍하신 우리 부친 일시라도 더 뵈련마는 인력으로 어이허리.” 천지가 사정이 없어 벌써 닭이 “꼬끼오.”“닭아, 닭아, 닭아 우지마라. 반야진관의 맹상군이 아니로구나. 니가 울면 날이 새고 날이 새면 나 죽는다. 나 죽기는 설잖으나, 의지 없는 우리 부친을 어이 잊고 가잔 말이냐.”
[아니리]
벌써 동방이 점점 밝아오니, 심청이 정신을 차려,
[창조]
“아이고, 내가 이래서는 못쓰것다.” 부친 진지나 망종 지어 드릴량으로,
[아니리]
부엌으로 나가니 벌써 문밖에 선인들이 늘어섰거늘, 심청이 급히나가,
[창조]
“여보시오, 선인님네, 부친 진지나 망종 지어 드리고, 떠나심이 어떠하오.”
[아니리]
선인들이 허락하니, 심청이 눈물 섞어 아침밥을 급히 지어, 소반 위에 받쳐 들고, “아버지, 어서 일어나 진지 잡수시오.”“야야, 오늘 아침밥은 매우 일쿠나. 아가, 간밤에 묘한 꿈을 꾸었다.”“무슨 꿈을 꾸셨는데요?”“네가 큰 수레를 타고 한 없이 가보이니, 수레라 하는 것은 귀인이 타는 것이라. 거, 내 손수 해몽했지야. 오늘 장승댁 부인이 너를 수양딸로 데려가려고, 가마 가지고 오려나보다.” 심청이 저 죽을 꿈인 줄 짐작허고, 진짓상 물리치고 담배부쳐 올린 후에
[창조]
심청이 아무 말 못허고 우두머니 않었다가,
[아니리]
아무리 생각을 허여도, 부친을 더 속일 수 없는지라.
[자진모리]
심청이 거동봐라. 부친 앞으로 우루루- 부친의 목을 안고“아이고, 아버지.” 한번 부르더니 말 못허고 기절헌다. 심 봉사 깜짝 놀래 “아이고, 이게 웬일이냐? 허허, 이게 웬일이여. 아니 얘가 뭘 먹고 급체했냐. 아가, 소금 좀 먹어라. 아니, 어느 놈이 봉사의 딸이라고 정개 허드냐. 말하여라, 답답허다, 말하여라.”“아이고, 아버지, 공양미 삼백 석을 뉘가 저를 주오리까. 남경장사 선인들께 삼백 석에 몸이 팔려 인당수 제수로 죽으러 가오니 저를 망종 불러보옵소서. 어느 때나 뵈오리까.”심 봉사가 이 말을 듣더니 어쩔 줄을 모르는구나. “아니, 무엇이 어쪄, 에이?”
[중중모리]
“어허 이것 웬말이냐? 여봐라 청아! 무엇이 어쪄? 에이, 애비더러 묻도 않고 니 이거 웬일. 못허지야, 못혀, 눈을 팔아 너를 살디, 너 팔아 눈을 뜨면 무엇보자고 눈을 뜰고 철모르는 이 자식아 애비설움을 니 들어라. 너 낳은 칠 일 만에 너를 안고 다니며 동냥젖 얻어 멕여 이 만큼이나 장성. 묵은 근심 햇근심을, 널로 허여 잊었더니, 이것이 웬말이냐? 나 눈 안 뜰란다.” 그때의 선인들이 문전에 늘어서“심낭자, 물때 늦어가오.”성화같이 재촉허니 심봉사 이 말듣고 엎어지며 넘어지며 밖으로 우루루- 쫒아나가“에이, 무지한 상놈들아, 장사도 좋거니와 사람 사서 제 지낸디 이 어디서 보았나? 옛말을 못 들었나! 칠년대한 가물 적의 사람 잡아서 빌랴허니 탕임금 어진마음 전조단발 신영백모 상님뜰 빌었더니 대우방 수천리나 풍년이 들었단다. 차라리 내 몸으로 대신가리라. 돈도 싫고 쌀도 싫고, 눈 뜨기도 나사 싫다.” 가삼 쾅쾅 뚜다려, 목제비질을 덜컥 내리둥굴 치둥굴며 죽기로만 작정을 허는구나.
[아니리]
이렇듯 지극정성을 드리는디,
[중모리]
하루난 문전에 외는 소리“우리는 남경장사 선인으로 인당수 인제수를 드리고져, 십오세나 십육세나 먹은 처녀를 사랴 허니, 몸 팔일이 위 있음나?”있으면 있다고 대답을 허시오. 이렇듯 외난 소리 원근 산천이 떵그렇게 들린다.
[아니리]
심청이 이 말을 듣더니, 천재일시의 좋은 기회로구나. 이웃사람 알지 않게, 선인 한 사람을 청하여 여짜오되,
[창조]
“소녀는 당년 십 오세온데, 부친을 위하야 몸을 팔랴 하오니 저를 사가심이 어떠하오.”
[아니리]
선인들이 좋아하고“어허, 거 출천지 대효로고, 그래, 값은 얼마나 주오리까?”
[창조]
“더도 덜도 말고 공양미 삼백 석만, 내월 십오일 내로 몽은사로 올려주오.”
[아니리]
“허 거 출천지 대효로고. 그러나 저희들도 내월 십오일이 행선 날이오니 어찌 하오리까.”
[창조]
“중값받고 팔린 몸이 내 뜻대로 허오리까.”
[아니리]
“글랑은 염려마옵소서.”선인들과 약속한 후, 심청이 아무리 생각허여도 부친을 아니 속일 수 없는지라. “아버지, 오늘 공양미 삼백 석을 몽은사로 올리게 되었사오니, 아무 염려 마옵소서.” 심봉사 깜짝놀래“야야, 거 어쩐 말이냐?”“전일에 승상댁 부인께서 저를 수양딸로 말씀하신 걸 분명 대답 못했지요. 오늘 제가, 건너가 아버지 사정을 여쭈오니, 부인께서 공양미 삼백 석을 몽은사로 올리시고 저를 수양딸로 다려간다 하옵디다.”“야야, 그 일 참 잘되었다. 그래, 언제 가기로 하였느냐?”
[창조]
“내월 십오일날 가기로 허였네다.”“그러면 나는 어쩌고.”
“아버지도 모셔가기로 허였어요.”
[아니리]
“그렇치야! 눈먼 놈을, 나 혼자 둘 것이냐. 잘 되었다 야야, 그일 참 잘 되었다.”
부친의 맺힌 근심 위로하고 행선 일을 기다릴제.
[세마치]
눈 어둔 백발부친 생존시에 죽을 일을 생각허니, 정신이 막막허고 흉중이 답답허여 하염없는 설움이 간장에서 솟아난다. 부친의 사시의복 빨래하여 농 안에 넣어두고, 갓 망건 다시 꾸며 쓰기 쉽게 걸어놓고, 모친분묘 찾어가서, 분행사배 통곡을 헌다. “아이고, 어머니! 불효여식 심청이난 부친 눈을 띄우려고 삼백 석의 몸이 팔려 제수로 가게되니, 년년이 오는 기일 뉘랴서 받드리까? 분묘으 돋은 풀은 뉘 손으로 벌초허리.”사배 하직허고 집으로 돌아와 부친진지 올린 후어, 밤 적적 삼경이 되니, 부친은 잠이 들어 아무런 줄 모르는구나. 잠이 깰까 염려되어, 크게 울든 못허고 속으로만 느끼는디, “아이고, 아버지, 날 볼 날이 몇 날이며, 날 볼밤이 몇 밤이나 되오? 지가 철을 안 연후어, 밥 빌기를 놓았더니마는, 내일부터는 동네 걸인이 또 될 것이니, 아버지를 어쩌고 갈꼬! 오날 밤 오경시에 함지에 머무르고, 내일 아침 돋은 해는, 부상에다 매달으면, 불쌍하신 우리 부친 일시라도 더 뵈련마는 인력으로 어이허리.” 천지가 사정이 없어 벌써 닭이 “꼬끼오.”“닭아, 닭아, 닭아 우지마라. 반야진관의 맹상군이 아니로구나. 니가 울면 날이 새고 날이 새면 나 죽는다. 나 죽기는 설잖으나, 의지 없는 우리 부친을 어이 잊고 가잔 말이냐.”
[아니리]
벌써 동방이 점점 밝아오니, 심청이 정신을 차려,
[창조]
“아이고, 내가 이래서는 못쓰것다.” 부친 진지나 망종 지어 드릴량으로,
[아니리]
부엌으로 나가니 벌써 문밖에 선인들이 늘어섰거늘, 심청이 급히나가,
[창조]
“여보시오, 선인님네, 부친 진지나 망종 지어 드리고, 떠나심이 어떠하오.”
[아니리]
선인들이 허락하니, 심청이 눈물 섞어 아침밥을 급히 지어, 소반 위에 받쳐 들고, “아버지, 어서 일어나 진지 잡수시오.”“야야, 오늘 아침밥은 매우 일쿠나. 아가, 간밤에 묘한 꿈을 꾸었다.”“무슨 꿈을 꾸셨는데요?”“네가 큰 수레를 타고 한 없이 가보이니, 수레라 하는 것은 귀인이 타는 것이라. 거, 내 손수 해몽했지야. 오늘 장승댁 부인이 너를 수양딸로 데려가려고, 가마 가지고 오려나보다.” 심청이 저 죽을 꿈인 줄 짐작허고, 진짓상 물리치고 담배부쳐 올린 후에
[창조]
심청이 아무 말 못허고 우두머니 않었다가,
[아니리]
아무리 생각을 허여도, 부친을 더 속일 수 없는지라.
[자진모리]
심청이 거동봐라. 부친 앞으로 우루루- 부친의 목을 안고“아이고, 아버지.” 한번 부르더니 말 못허고 기절헌다. 심 봉사 깜짝 놀래 “아이고, 이게 웬일이냐? 허허, 이게 웬일이여. 아니 얘가 뭘 먹고 급체했냐. 아가, 소금 좀 먹어라. 아니, 어느 놈이 봉사의 딸이라고 정개 허드냐. 말하여라, 답답허다, 말하여라.”“아이고, 아버지, 공양미 삼백 석을 뉘가 저를 주오리까. 남경장사 선인들께 삼백 석에 몸이 팔려 인당수 제수로 죽으러 가오니 저를 망종 불러보옵소서. 어느 때나 뵈오리까.”심 봉사가 이 말을 듣더니 어쩔 줄을 모르는구나. “아니, 무엇이 어쪄, 에이?”
[중중모리]
“어허 이것 웬말이냐? 여봐라 청아! 무엇이 어쪄? 에이, 애비더러 묻도 않고 니 이거 웬일. 못허지야, 못혀, 눈을 팔아 너를 살디, 너 팔아 눈을 뜨면 무엇보자고 눈을 뜰고 철모르는 이 자식아 애비설움을 니 들어라. 너 낳은 칠 일 만에 너를 안고 다니며 동냥젖 얻어 멕여 이 만큼이나 장성. 묵은 근심 햇근심을, 널로 허여 잊었더니, 이것이 웬말이냐? 나 눈 안 뜰란다.” 그때의 선인들이 문전에 늘어서“심낭자, 물때 늦어가오.”성화같이 재촉허니 심봉사 이 말듣고 엎어지며 넘어지며 밖으로 우루루- 쫒아나가“에이, 무지한 상놈들아, 장사도 좋거니와 사람 사서 제 지낸디 이 어디서 보았나? 옛말을 못 들었나! 칠년대한 가물 적의 사람 잡아서 빌랴허니 탕임금 어진마음 전조단발 신영백모 상님뜰 빌었더니 대우방 수천리나 풍년이 들었단다. 차라리 내 몸으로 대신가리라. 돈도 싫고 쌀도 싫고, 눈 뜨기도 나사 싫다.” 가삼 쾅쾅 뚜다려, 목제비질을 덜컥 내리둥굴 치둥굴며 죽기로만 작정을 허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