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령이 어사가 되어 박석티에 올라서서 옛 생각을 하며 감회에 젖는 대목이다. 이 대목이후 펼쳐질 긴박한 상황 변화와 대조적으로 느린 진양 장단과 매우 서정적인 곡조로 짜여있다. 거사 직전의 긴장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김초향은 이 녹음에서 여류 명창으로서는 드물게 어사의 호연지기를 잘 표출하고 있다. 정정렬제의 특성이 많이 나타난다.
원반 : Victor KJ1075(KRE137)
녹음 : 1936. 3. 3
(진양)
박석티를 올라서서 좌우를 살펴보니, 산도 예 보든 산이요, 물도 보든 물이다마는, 물이야 흘러가는 물이니 그 물이 그저 있것느냐? 녹림 숲을 바라보니, 춘향과 날과 둘이 서로 꼭 붙들고 가느니 못 가느니 이별허든 곳이로다. 선운사 종성 소리난 예 듣던 소리로다. 북문 안을 들어서니, 서리 역졸이 문안커늘 명일사 출도 준비를 부분허고, 춘향집을 찾어갈 저, 집집마다 밥 짓느라 저녁 연기 자욱허여 분별헐 길이 바이 없네. 춘향 문전을 당도허여 취병 뒤으 은신을 허고 보니, 그때야 춘향모난 후원으다 단을 뭇고 정성드려서 울음을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