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반제공: 이중훈
(자진몰이) 승상은 거북, 승지는 도미, 판서 민어, 주서 오중어, 한림박대, 대사성 도루목, 방첨사 조개, 해운공 방개, 병사 청어, 군수 해구, 현감 홍어, 조부장 조구, 비변랑청 장대, 승대, 청다리, 가오리, 좌우나졸 금군 모지리, 상어, 솔피, 준치, 쥐치, 갈치, 멸치, 가재, 개구리, 까재까지 영을 듣고, 빠각 빠각 빠각 어전에 복지허여, 대왕으게 절을 꾸벅 꾸벅 꾸벅 꾸벅허니.
(아니리) 병든 용왕이 이만허고 보시더니마는, 이애 내 용왕이 아니라, 생선전도물주 되?兮립? 응, 그러나 경네 중에 어느 신하가 세상에를 나가 토끼를 구하여 짐의 병을 구하리오. 좌우어두귀면지졸이 면면상고 허며 묵묵부답이었다.
(중머리) 왕이 똘똘 탄식허되, 남의 나라는 충신이 있어서 할고사군 개자추와 광초망신 기신 이는, 죽을 인군을 살렸건마는, 우리나라는 충신이 있어도 어느 뉘가 날 살리리요 정언이 여짜오대, 승상 거북이 어떠하뇨. 승상 거북은 지략이 노랍삽고 복판이 모두 다 대모 인고로, 세사에를 나가오면 인간들이 잡아다가 복판 떨어 대모장도 밀이개살짝 탕건 묘또기. 쥘쌈지 끈까지 대모가 아니면 헐 줄을 모르니 보내지는 못하리라.
(아니리) 해운공 방개란 놈이 열발을 쩍 벌리고 살살 기어 들어와 공손히 여짜오되.
(중중머리) 산이 고향 세상이라, 청림벽계 산천수 가만히 잠신하야, 천봉만학을 바라봐 산중퇴 월중퇴 안면이 있사오니, 소신의 엄지발 토끼놈의 가는 허리를 바드드드득 집어다가 대왕전에 바치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