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권나무

맑은 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조용한 내방에서
커튼을 반쯤 열어두고서
공기 소리를 들어보는데
너 떠나가는 소리가 들려오고
사람들 웃음소리와
너무 복잡하고 무거운
내 목소리만 들려오는데
길가에 얇은 잎 소리도
부딪치는 조용한 내방에서
커튼을 반쯤 열어두고서
그 공기 소리를 들어보는데
너 떠나가는 소리가 들려오고
사람들 웃음소리와
심장이 먹먹하게 멈춰서
소리들을 질러보아도
꾹 참고 있다가 입술이 말라서
물을 한잔 마시는데
끝나는 말들이 왜 그리도
서글퍼서 눈물을 마시는지
오늘따라 유달리도 날씨는
맑아서 햇볕을 마시는데
끝나는 말들이
왜 그리도 서글퍼서 난 난
너 떠나가는 소리가 들려오고
사람들 웃음소리와
심장이 먹먹하게 멈춰서
이 노래들을 불러보아도
꾹 참고 있다가 입술이 말라서
물을 한잔 마시는데
끝나는 말들이 왜 그리도
서글퍼서 눈물을 마시는지
오늘따라 유달리도 날씨는
맑아서 햇볕을 마시는데
끝나는 말들이
왜 그리도 서글퍼서 난 난 난 난
창문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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