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나의 친구 땡칠이
가끔씩 생각이 나
쪼만한 털복숭이 그 녀석
성질 하난 고약했지
유난히 먹을 것에 집착한
우리 변견 땡칠이
언제나 밥 달라고 쫄쫄쫄
징한 녀석이지
그 녀석 특기 신발 물어뜯기
아무데나 응아하기
드디어 일을 저지른 거야
내가 아끼던 메이커 운동화를
물어뜯고 거기다 응아까지
땡칠이 당장 응징하러
그 녀석 앞에 다가 선 순간
너무나 반갑다고 꼬리치는
절대 미워할 수 없는 녀석
학교갔다 돌아오면 멍멍멍
꼬리치며 반갑대지
그런데 며칠 째 이 녀석이 수상해
사랑에 빠진거야
하루는 결심한 듯
어디론가 나가더니
상처투성이로 나타나
동네에 람보하고 싸운거야
무참하게 당한 우리 땡칠이
내가 당장 나가 사랑의 복수
커다란 돌을 힘껏 던져
람보에게 명중한 순간
땡칠이 통쾌한 듯 짖어대고
나도 신이 나서 큰 함성을
비가 억수같이 오던 날
그녀는 이별을 말했지
술 취해 서성이던 골목에서
땡칠이가 앞에 나타난 거야
빗 속에서 나를 기다린 거야
하늘도 울어 나도 울어
우리 땡칠이도 울어
내리는 빗 속에서 우리들은
그렇게 하나되어 우는 거야
어느 날 여행갔다 돌아오니
쥐약을 먹은 우리 땡칠이
이제는 다신 너의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가 없겠지
보고싶어 우리 땡칠이
보고싶어 우리 땡칠이
보고싶어 우리 땡칠이
보고싶어 우리 땡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