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 지
-김 지향 시
마당긔에 조금은
도는 그네를 타고 햇빛이 누워 있다.
그네는 바로 멋고 햇빛은 달아난다.
엎드렸던 바람이 머리를 쳐들고
먼 데 강이 넘어가는 소리가 걸어온다.
기둥에 남은 온기를 붙들고
한쌍의 고양이가 죽은 듯 얼어있다.
이내 뜨던 별도
햇빛을 뒤따라 땅속으로 내려가고
둘러보아도 기척도 없는 내 곁에
다시와 머무는 사람의 그림자
마당긔에 머리든 바람이
멋은 그네를 흔들어도 침묵처럼
비어잇는 이 어험한 때
이승엔 없는 너에게
나는 약속도 없는 편지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