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리
네 말이 무식허다 형산백옥과 여수황금이 물각유주라 임자가 각각 있나니 잔말 말고 불러와 이놈아 예-이
자진모리
방자 하릴없이 춘향 부르러 건너간다 맵수있는 저 방자 태도 고은 저 방자 광풍에 나비 날 듯 충충거리고 건너가 춘향 추천허는 앞에 빠드드득 드러서며 아 이 옛다 춘향아
아니리
춘향이 깜짝 놀라 그네 아래 내려서며 아이고 깜짝이야 아니 너 무슨 소리를 그렇게 지르느냐 조금 허였드면 낙상할 뻔했다 허 허 이놈의 세상이 어찌 되려는지 시집도 안 간 처녀가 낙태했다니 내가 낙상이랬지 언제 낙태라고 했냐 하하하 그건 웃음의 말이로되 춘향아 딱한 일이있어서 건너왔다 무슨 딱한 일이란 말이냐 사또자제 도련님이 광한루 구경 나오셨다가 너를 보고 불러 오라 허시기에 할 일없이 건너 왔느니 어서 바삐 건너가자 인제 오신 도련님이 나를 어찌 알고 부르신단 말이냐 네가 도련님 턱밑에서 춘향이가 어떻니 춘향모가 어떻다드니 종알종알 죄 까바쳤기 뭐시야 내가 까 바친게 아니라 니 행실이 그렇지 내 행신 그른 게 무엇이란 말이냐 그니니까 그르제
중중모리
네 그른 내력을 들어봐라 네 그른 내력을 들어봐라 계집 아해 행실로서 여봐라 추천을 허량이면은 네 집 후원에다 그네를 매고 은근히 뛰는 게 옳지 광한루 머잖은듸 또한 이 곳을 논지허면 녹음은 우거지고 방초는 푸르러 앞 냇 버들은 초록장 두르고 뒷 냇 버들은 청포장 둘러 한가지는 찢어 지고 한가지는 느러져 광풍이 불면 흔들 우줄우줄 춤을 출제 외씨 같은 두발 맵시는 백운 간에서 해뜩 홍상 자락은 펄렁 도련님이 보시고 너를 부르셨지 내가 무슨 말을 허였단 말이냐 잔말 말고 건너가자
아니리
못 가것다 아니 양반이 부르시는듸 못 간다고 허여 도련님만 양반이고 나는 양반이 아니란 말이냐 허고 썩 향단이 데리고 돌아서는지라 방자 할 일없이 건너와 도련님 다녀왔습니다 너 이놈 너 어찌 혼자오는냐 혼자고 뭣이고 그런 염치없는 양반이 부른다고 염치있는 처녀가 어떻게 간느냐고 헙디다 도련님은 춘향이 있는 곳을 바라보고 계시다가 예 방자야 춘향이 가고 없다 가고 없는디 어찌하란 말씀이요 방자야 춘향 집이라도 좀 일러다오 방자가 손을 들어서 춘향 집을 가리키난디
진양
저 건너 봉황대 밑에 청계상 양류교변 다리 건너 큰 대문이요 동편은 송정이며 서편은 죽림인데 사시장청 동백나무 우뚝 솟은 벽오동과 취병으로 둘은 속에 뚜렷이 보이는 것이 저게 춘향의 집이옵고 그 뒤에 북편 화초사이로 은현히 보이는 저게 춘향의 부용당이라 허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