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이지영(한국 고음반 연구회원)
제전 역시 서도잡가의 하나로 북망산에 묻힌 님의 무덤을 찾아가 제사를 드리면서 사별을 애통하는 단장의 소리이다.
첫째단에서는 제물 고이는 법, 둘째단에서는 제상에 벌린 산해진미의 이름을 든 다음 초헌, 아헌, 종헌의 형식에 따라서 잔을 드리는 광경을, 그리고 셋째단에 이르러서는 한 줌 흙으로 돌아가고야 마는 허무한 인생을 서글퍼 하며 사실은 자신의 외롭고 고달픈 푸념으로써 끝 맺는다.
장단은 세마치가 근간이 되어 있고 그 형식과 리듬은 초한가 등의 다른 서도 잡가와 다를게 없다. 역시 수심가조로 끝을 맺는다. 박월정의 부른 제전은 지금 부르는 것보다 많은 부분이 생략되어 곡의 길이가 짧다. 서도 특유의 슬프고 한스러운 소릿조에 임의 분묘를 찾아 “옥 같은~”하고 피를 토하듯 울부짖는 사설은 젊은 청상의 슬픔을 그림처럼 묘사하고 있다.
노래 : 박월정
벽오동풍에 절일을 맞나여 님의 분묘를 찾어를 가서 분묘앞에다 황토펴고 황토우에다 제석우에다 백유지 펴고 백유지우에다 차려논 음식을 벌일적에 한 그릇 갱이며 한 그릇 매요 홍동백서에 오과탕실과를 전좌우줄로 자르르 벌이워 놓고 속인상담에 일러 오는 말이 산으로 가면은 산당위주요 물로 가면은 용신위주로구나 이러함으로 사신전에 술부어서 퇴잔한 연후에 분상묘전에 술부어 놓고 그 자리에 되는대로 펄쩍 주저 앉어 두 다리를 훨씬 펴고 천지망극하야 애곡을 할 뿐이지 뒤따를 친구는 전혀 없슬지라 일분황토 가련하구나. 천지로 집을 삼으며 황토로 포단을 삼아 두견접동을 벗을 삼아서 주야공산은 다저믄 날에 혼자 누웠기 적막지 않단말가 생각을 하면 아니 아니 노진 못하리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