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많이 번대서 따라 나섰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몇 날 며칠 배타고 가며
엄마 생각나 울던 그 때
내 나이 열 네 살
매일 들이닥치던 군인들
영문도 모른 채 짓밟혔지
시간이 멈춘 그 곳에서
엄마 엄마 부르며 울었어
죽을 수도 없었다
도망칠 수도 없었다
팔엔 가네 꼬란 문신
온 몸엔 칼에 베인 상처
맞다가 고막이 터져
난청이 된 귀 만신창이 몸으로
한달 밤낮을 배를 타고
꿈에도 그리던 고향 돌아오니
사람들이 날 더럽다 하더라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여자로 태어나고 싶어
시집도 가고 애기도 낳고
다른 여자들처럼 그렇게
다른 여자들처럼 그렇게
나와 우리의 이야기를
부디 기억해다오
그리고 제발 부탁한다
다시는 전쟁하지 마라
다시는 전쟁하지 마라
다시는
다시는
다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