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리]
심봉사 정신을 차려,“죽을 사람 살려주니 은혜백골 난망이요. 거 뉘가 날 살렸소?”“예, 소승은 몽은사 화주승이온데, 시주집 내려갔다 돌아오는 길에, 다행이 봉사님을 구하였소.” “어허, 활인지불이라더니, 대사가 날 살렸소, 그려.” 저 중이 허는 말이“여보 봉사님, 공양미 삼백 석만 불전에 시주허면 삼년내로 눈을 꼭 뜨오리다마는”심 봉사 눈뜬단 말에 후사를 생각지 않고 “여어, 대사 자네 말이, 정녕 그럴진대, 공양미 삼백 석을, 권선에다 적소 적어.” 저 중이 어이없어, “봉사님 가산을 둘러보니 삼백 석은 고사허고 삼백 주먹도 없는이가 함부로 그런 말씀을 허시오.” 심봉사 화를 벌컥내며, “니가 내 수단을 어찌 아느냐? 잔말 말고 적으라면 썩 적어.” 저 중이 공양미 삼백 석을 권선에 적은 후에“여보, 봉사님, 부처님을 속이면은 앉은뱅이가 될 것이니, 부디 명심하오.”“염려말고 불공이나, 착실히 허여주게나.”
[창조]
중은 올라가고, 심봉사 곰곰이 생각허니, 이런 실없을 일이 있나
[중모리]
“허허, 내가 미쳤구나. 분명 내가 사 들렸네. 공양미 삼백 석을 내가 어찌 구하리오, 살림을 팔자 헌들 단돈 열냥 뉘랴 주며, 내 몸을 팔자허니, 앞 못보는 봉사 놈을 단돈 서푼을 뉘랴주리. 부처님을 속이면은 앉은뱅이가 된다는디, 앞 못보는 봉사 놈이 앉은뱅이가 되고보면, 꼼짝없이 내가 죽것구나, 수중고혼이 될지라도 차라리 죽을 것을 공연한 중을 만나 도리어 내가 후회로구나, 저기 가는 대사, 권선에 쌀 삼백석 외우고 가소. 대사! 대사!”
실성발광 기가 막혀 홀로 앉어 탄식헌다.
[자진모리]
심청이 들어온다. 심청이 들어온다. 문전에 들어서며 “아버지,” 저의 부친 모양 보고 깜짝 놀래 발 구르며“아이고, 이거 웬 일이요. 살 없는 두 귀밑에 눈물 흔적 웬 일이요? 나를 찾아 나오시다, 개천에 넘어져서 이 지경을 당하였소? 승상댁 노부인이 굳이 잡고 만류허여 어언간 더디었소. 말씀이나 허여주오 답답허여 못하것소.”
[아니리]
심봉사 하릴없어“여봐라, 청아, 너 오기를 기다리다 못하야, 더듬더듬 나가다가, 이 앞의, 개천물에 빠져, 꼭 죽게 되었는디, 뜻밖에 몽은사 화주승이 날더러 허는 말이, 공양미 삼백 석만 저의 불전에 시주하면 삼년내로 이 눈을 꼭 뜬가 하더구나. 그리하여 눈 뜬단 말에 후사를 생각지 않고, 공양미 삼백 석을 권선에 적어 보냈으니, 이 일을 어쩔거나. 아무리, 생각허여도 백해무책이로구나.”“아버지, 너무 염려 마옵소서. 지성이면 감천이라. 정성껏 구하여 보겠네다.”심청이, 부친을 위로헌 후, 그날부터 목욕재계 정히 허고, 지극정성을 드리는디,
[진양조]
후원에 단을 뭇고 북두칠성 자야반에 촛불을 도도켜고, 정화수를 떠 받쳐놓고, 두 손 합장 무릎을 꿇고“비나이다, 비나이다. 하나님 전의 비나이다. 천지지신 일월성신 화외동심 허옵소서. 임자생 소경 아비 삼십 전 안맹허여 오십이 장근토록 시물을 못 하오니, 아비의 허물을 심청 몸으로 대신허고, 아비 눈을 밝히소서. 인간의 충효지심 천신을 어이 모르리까. 칠 일 안에 어미 잃고 앞 못보는 부친으게, 겨우겨우 자라나서 십오 세가 되었으니, 욕보지덕택인데 호천만극이라. 공양미 삼백석만 불전에 시주허면 아비눈을 뜬다허니, 명천이 감동허여 공양미 삼백석을 지급허여 주옵소서.”
[아니리]
심봉사 정신을 차려,“죽을 사람 살려주니 은혜백골 난망이요. 거 뉘가 날 살렸소?”“예, 소승은 몽은사 화주승이온데, 시주집 내려갔다 돌아오는 길에, 다행이 봉사님을 구하였소.” “어허, 활인지불이라더니, 대사가 날 살렸소, 그려.” 저 중이 허는 말이“여보 봉사님, 공양미 삼백 석만 불전에 시주허면 삼년내로 눈을 꼭 뜨오리다마는”심 봉사 눈뜬단 말에 후사를 생각지 않고 “여어, 대사 자네 말이, 정녕 그럴진대, 공양미 삼백 석을, 권선에다 적소 적어.” 저 중이 어이없어, “봉사님 가산을 둘러보니 삼백 석은 고사허고 삼백 주먹도 없는이가 함부로 그런 말씀을 허시오.” 심봉사 화를 벌컥내며, “니가 내 수단을 어찌 아느냐? 잔말 말고 적으라면 썩 적어.” 저 중이 공양미 삼백 석을 권선에 적은 후에“여보, 봉사님, 부처님을 속이면은 앉은뱅이가 될 것이니, 부디 명심하오.”“염려말고 불공이나, 착실히 허여주게나.”
[창조]
중은 올라가고, 심봉사 곰곰이 생각허니, 이런 실없을 일이 있나
[중모리]
“허허, 내가 미쳤구나. 분명 내가 사 들렸네. 공양미 삼백 석을 내가 어찌 구하리오, 살림을 팔자 헌들 단돈 열냥 뉘랴 주며, 내 몸을 팔자허니, 앞 못보는 봉사 놈을 단돈 서푼을 뉘랴주리. 부처님을 속이면은 앉은뱅이가 된다는디, 앞 못보는 봉사 놈이 앉은뱅이가 되고보면, 꼼짝없이 내가 죽것구나, 수중고혼이 될지라도 차라리 죽을 것을 공연한 중을 만나 도리어 내가 후회로구나, 저기 가는 대사, 권선에 쌀 삼백석 외우고 가소. 대사! 대사!”
실성발광 기가 막혀 홀로 앉어 탄식헌다.
[자진모리]
심청이 들어온다. 심청이 들어온다. 문전에 들어서며 “아버지,” 저의 부친 모양 보고 깜짝 놀래 발 구르며“아이고, 이거 웬 일이요. 살 없는 두 귀밑에 눈물 흔적 웬 일이요? 나를 찾아 나오시다, 개천에 넘어져서 이 지경을 당하였소? 승상댁 노부인이 굳이 잡고 만류허여 어언간 더디었소. 말씀이나 허여주오 답답허여 못하것소.”
[아니리]
심봉사 하릴없어“여봐라, 청아, 너 오기를 기다리다 못하야, 더듬더듬 나가다가, 이 앞의, 개천물에 빠져, 꼭 죽게 되었는디, 뜻밖에 몽은사 화주승이 날더러 허는 말이, 공양미 삼백 석만 저의 불전에 시주하면 삼년내로 이 눈을 꼭 뜬가 하더구나. 그리하여 눈 뜬단 말에 후사를 생각지 않고, 공양미 삼백 석을 권선에 적어 보냈으니, 이 일을 어쩔거나. 아무리, 생각허여도 백해무책이로구나.”“아버지, 너무 염려 마옵소서. 지성이면 감천이라. 정성껏 구하여 보겠네다.”심청이, 부친을 위로헌 후, 그날부터 목욕재계 정히 허고, 지극정성을 드리는디,
[진양조]
후원에 단을 뭇고 북두칠성 자야반에 촛불을 도도켜고, 정화수를 떠 받쳐놓고, 두 손 합장 무릎을 꿇고“비나이다, 비나이다. 하나님 전의 비나이다. 천지지신 일월성신 화외동심 허옵소서. 임자생 소경 아비 삼십 전 안맹허여 오십이 장근토록 시물을 못 하오니, 아비의 허물을 심청 몸으로 대신허고, 아비 눈을 밝히소서. 인간의 충효지심 천신을 어이 모르리까. 칠 일 안에 어미 잃고 앞 못보는 부친으게, 겨우겨우 자라나서 십오 세가 되었으니, 욕보지덕택인데 호천만극이라. 공양미 삼백석만 불전에 시주허면 아비눈을 뜬다허니, 명천이 감동허여 공양미 삼백석을 지급허여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