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도착을 했다
새삼 어두운 집이 좀 낯설다
온기는 하나 없다
식어버린 손난로와 똑같다
살짝 취기가 오른다
그래서인지 심장이 빨리 뛴다
어서 방으로 들어가
모든 것을 내려놓자
가만히 주저앉아서
가빠오는 숨을 몰아쉰다
분명히 취한 것이다
눈에 눈물이 넘쳐서 흐른다
취한 것을 핑계로
모든 것을 쏟아낸다
취한 것을 핑계로
그 동안에 참아온 것들을 쏟아낸다
다 쏟아낸다
다 쏟아낸다
잠시 생각에 잠긴다
많은 사람과 상황이 스친다
살짝 웃음도 나고
다시 답답해져 온다
고독은 나눌 수 없고
나누려고 하면 더 커진 채로
내게 돌아온다는
그 말이 생각난다
눈에 눈물이 넘쳐서 흐른다
내 눈물이 내 기억을 적신다
내 눈물이 날 울린다
내 울음이 날 울린다
취한 것을 핑계로
모든 것을 쏟아낸다
취한 것을 핑계로
그 동안의 참아온 것들을 쏟아낸다
다 쏟아낸다
다 쏟아낸다
취한 것을 핑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