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함~ 잘 잤다. 다운이가
밤사이에 코를 좀 파서 그런지
오늘 눈을 뜬 곳은
다운이네 교실이야.
반가운 얼굴들이 잔뜩 모여있네,
히히 신난다!
“하은코딱지야~ 진짜 오래간만이네~
잘 지냈어? 올해도 같은 반이네?”
“어머! 어머! 다운코딱지야~
잘 지냈어? 이든코딱지랑
무림코딱지는 자주 만났는데,
너 진짜 오랜만이다~!
하은이뿐만 아니야.
이든이랑 무림이 전부다
6학년 1반이야.”
하은코딱지는 언제 만나도
반가운 얼굴이야.
볼 때마다 생글거리며
웃고 있으니 평범한 코딱지인데도
예쁘다는 생각이 들어.
그나저나 이든이랑 무림이까지
같은 반이라니 이 녀석들
정말 운명으로 엮인 친구들이
틀림없어.
“그런데 말이야.
요즘 다운이는 별로
코딱지를 안파서
내가 도통 집 밖으로
나갈 일이 없어.
다운이는 그 흔한 재채기도
별로 안해서 나 요즘 너무 심심했어.”
“하하, 그건 다운이만 그런 게 아니야.
얘네들 아무래도 작당을 한 것 같아.
하은이도 코를 파는 일이 거의 없어졌어.
내내 거울만 들여다보고
나한텐 관심도 없다니까.
사실 하은이가 코를 안 파니까
덜 귀찮아졌지만,
그래도 다른 코딱지들을
못 만나니까 심심하긴 했어.”
하은코딱지도 나랑 비슷한
마음이었던 모양이야.
그래도 오래간만에 마음 맞는
친구를 만나니 가만히
바라보기만 해도 위로가
되는 것 같아.
역시 우리 코딱지들은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니까.
“다운코딱지, 하은코딱지!
나 좀 도와줘. 길게 매달린
코딱지가 콧구멍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서 들어갔다 나왔다
쉴새 없이 움직이는데
오랫동안 매달려 있어서
팔이 너무 아파.
내 코딱지 좀 툭 쳐줘, 응?”
오랜만에 만난 이든코딱지는
여전히 장난기 가득한 얼굴이야.
어려울 땐 도와야 하니까,
하은코딱지와 한마음이 되어
이든코딱지를 도왔어.
“으랏차, 툭!”
길쭉한 이든 코딱지가 바닥으로
떨어져 내 쪽으로 굴러 내려왔어.
“고마워 얘들아. 하여간 조이든이
문제라니까. 코딱지 좀 파라고
할 때는 안 파고 이렇게 나를
고생시킨다니까.
너희들은 잘 지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