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어 슈야 불끄자
슈:음 자자 이젠 어후 너무 졸립다
바다:유진이 왜 안자고 부석부석 거리냐
너 부석거리면 언니 못자는 거 알면서 일부로 그러는 거지
유진:아니야 음음 먼저 자 나 그냥 생각 좀 해
괌에 있을 때 생각이 갑자기 나잖아 생각 좀 하고 잘께
슈:야 일로와 일로와 야 우리 우리 옆에 사이에 껴서 자
잠 자면서 생각해
유진:정말
바다:난 유진아 니가 그렁게 이마 만지면서
고민할 때 언니 제일 맘 아퍼 진짜
슈:근데 야 근데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유진:그냥 들어봐 갑자기 그렇게 생각이 났는데
바닷가에 아는 선배들이랑 그냥 낚시를 하러 갔었다.
그런데 모닥불에 커피를 끓여 마시면서
바다:멋있다
유진:사랑 얘기같은 것도 막 하고 그랬는데 그 떠 어떤
오빠가 해 준 얘기야 그래서 막 난 그 오빠가 그런 얘기를 해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상상 못 했는데
바다:어 진짜
유진:어 근데 그렇게 외모와 다르게 센치하게
좋은 얘기 해줬는 데 생각나서 아마 알지도 모르겠다 언니두
바다:야 알아도 우리 그냥 듣자 우리
슈:그래
유진:신데 들어봐
차라리 당신을 잊고자 할 때
당신은 말없이 제게 오십니다
차라리 당신에게서 떠나고자 할 때
당신은 또 그렇게 말없이 제게 오십니다
남들은 그리움을 형체도 없는 것이라 하지만
제게는 그리움도 살아있는 것이어서
목마름으로 애타게 물한잔을 찾 듯
목마르게 당신이 그리운 밤이 있습니다
절반은 꿈에서 당신을 만나고
절반은 깨어서 당신을 그리며
나뭇잎이 썩어서 거름이 되는
긴 겨울동안
밤마다 내 마음도 썩어서
그리움을 키웁니다
당신 향한 내 마음 내 안에서
물고기 처럼 살아 펄펄 뛰는데
당신은 언제쯤 온몸 가득 물이 되어 오십니까
서로 다 가져갈 수 없는 몸과 마음이
언제쯤 물에 녹듯 녹아서
하나 되어 만납니까
차라리 잊어야 하리라 마음을 다지며
쓸쓸히 자리를 펴고 누우면
살에 닿는 손길처럼
당신은 제게 오십니다
삼백 예순밤이 지나고 또 지나도
꿈 아니고는 만날 수 없어
차라리 당신 곁을 떠나고자 할 때
당신은 바람처럼
내게로 불어 오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