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리]
이렇게 목욕을 시원하게 하고 나와서 보니, 어떤 무상한 도적놈이, 심봉사 의관 행장을 싹 가져가 버렸것다.
[창조]
심봉사 기가맥혀, 오도 가도 못하고 또 한바탕 설움으로 우는디,
[중모리]
“아이고, 아이고, 내 신세야. 백수풍신 늙은 몸이 의복이 없었으니, 황성천리를 어이가리.” 위 아래를 훨씬 벗고, 더듬 더듬 올라 갈제. 체면 있는 양반이라, 두 손으로 앞 가리고, “내 앞에 부인네 오거든 돌아서서 가시오, 나 벗었소.”
[아니리]
뜻밖에 관자가 내려오는디, 에이 찌루! 에이 찌루! 허! 심봉사 이 말을 듣더니“옳다, 되었다. 관은 민지 부모라 하였으니, 내 억지나 좀 써보리라.” 두 손으로 앞 가리고, 기엄 기엄 들어가며, “아뢰어라! 아뢰어라! 급창, 아뢰어라! 황성가는 봉사로서, 백활차로 아뢰어라!” 행차가 머물더니, “어데 사는 소경이며, 옷은 어찌하야 벗었으며, 무슨 말을 허려는고?”
[중모리]
“예, 소맹이 아뢰리다. 예, 소맹이 아뢰리다. 소맹이 사옵기는, 황주 도화동 사옵난데, 황성 잔치 가는 길에 하도 날이 더웁기로, 목욕을 허고 나와보니, 의관행장이 없소. 그려, 찾아주고 가시던지, 한 벌 내어주고 가시던지, 별반 처분을 허옵소서. 적선지가에 필유여경이라 허였으니, 태수장 덕택으 살려주오.”
[아니리]
태수 이말 들으시고, 심봉사를 가긍히 여겨, 의관행장을 내어 주었것다. 심봉사 “황송한 말씀이오나, 어떤 무상한 도적놈이 담뱃대까지 가져갔사오니, 이를 어찌 하오리까?” 태수 허허 웃고 담뱃대까지 내어주었것다. 심봉사 백배사례 하직허고, 낙수교를 지나 녹수정을 건너 한 곳을 당도허니 여러 여인들이 방아를 찧노라고 야단이것다. 한 여인네가 심봉사를 보고 조롱을 허는디“흥, 근래 봉사들 한시레 주두고. 저 봉사도 황성 맹인잔치 가지 맹. 거, 이리와 방아나 좀 찧어 주고 가제.”“방아를 공연히 찧어줘?”“아, 방아만 찧어주면, 고기반찬에 밥도 주고, 술도 주고, 담배도 한 묶음 주지라우.”“그것, 참, 실없이, 여러 가지 것 준다. 그럽시다. 일포식도 재수라고, 방아를 찧어 봅시다. 그러나 여보시오, 부인네들 막노이가라 허였으니, 방아를 찧드래도, 선소리를 맞춰가며, 찧읍시다.”“그럽시다”허고 방아를 찧는디,
[중중모리]
“어유아 방아요. 어유아 방아요. 떨그덩덩 잘 찧는다. 어유아 방아요.”“태고라 천왕씨는 이 목덕으로 왕허였으니, 남기 아니 중할손가.”“어유아 방아요.”“유소씨 구목유소 이 낭기로 집 지셨나?”“어유아 방아요.”“옥빈홍안 태도련가, 가는 허리에 잠이 찔렸구나.” “어유아 방아요.”“머리들어 오르는 양은 창해 노룡이 성을 낸 듯.”“어유아 방아요.” “머리 숙여 내린 양은 주문왕의 돈수런가.”“어유아 방아요.”“길고 가는 허리를 보니 초왕궁의 허리일런가.”“어유아 방아요.”“오거대부 죽은 후에, 방아 소리가 끊쳤더니, 우리 성상 즉위허사, 국태민안 허옵신데, 하물며 맹인잔치, 고금에 없는지라, 우리도 태평성대 방아타령을 허여보자.”“어유아 방아요.” “덜크덩덩 잘 찧는다.”“어유아 방아요.”
[아니리]
“여보시오 봉사님, 방아를 이렇게 찧다가는 몇날이 걸릴지 모르것소.”“그럼 자주 자주 찧읍시다.”
[자진모리]
“어유아 방아요. 어유아 방아요. 어유아 방아요.”“만첩청산을 들어가 길고 곧은 솔을 베어 이 방아를 놓았는가?”“어유아 방아요.”“방아 만든 형용보니, 사람을 비양턴가 두 다리를 쩍 벌렸구나.”“어유아 방아요.”“한 다리 올려딛고, 한 다리 내려딛고, 오리랑 내리랑 하는 양은 이상허고도 맹랑허다.”“어유아 방아요.”“황성천리 가는 길에 방아 찧기도 처음이로구나.”“어유아 방아요.”“덜크덩 덩덩 잘 찧는다.”“어유아 방아요.”“보리쌀 뜨물에 풋호박국 끓여라. 우리 방아꾼 배 충부르자.”“어유아 방아요.”“덜크덩 덩덩 잘 찧는다.”“어유아 방아요.”“고소하구나. 깨방아, 찐득찐득 찰떡방아”“어유아 방아요.” “재채기 난다. 고추방아”“어유아, 방아요.”“어유아 방아.”“어유아 방아요.”
“덜크덩 떵 잘 찧는다. 점심때가 늦어간다.”“어유아 방아요.”
[아니리]
이렇게 목욕을 시원하게 하고 나와서 보니, 어떤 무상한 도적놈이, 심봉사 의관 행장을 싹 가져가 버렸것다.
[창조]
심봉사 기가맥혀, 오도 가도 못하고 또 한바탕 설움으로 우는디,
[중모리]
“아이고, 아이고, 내 신세야. 백수풍신 늙은 몸이 의복이 없었으니, 황성천리를 어이가리.” 위 아래를 훨씬 벗고, 더듬 더듬 올라 갈제. 체면 있는 양반이라, 두 손으로 앞 가리고, “내 앞에 부인네 오거든 돌아서서 가시오, 나 벗었소.”
[아니리]
뜻밖에 관자가 내려오는디, 에이 찌루! 에이 찌루! 허! 심봉사 이 말을 듣더니“옳다, 되었다. 관은 민지 부모라 하였으니, 내 억지나 좀 써보리라.” 두 손으로 앞 가리고, 기엄 기엄 들어가며, “아뢰어라! 아뢰어라! 급창, 아뢰어라! 황성가는 봉사로서, 백활차로 아뢰어라!” 행차가 머물더니, “어데 사는 소경이며, 옷은 어찌하야 벗었으며, 무슨 말을 허려는고?”
[중모리]
“예, 소맹이 아뢰리다. 예, 소맹이 아뢰리다. 소맹이 사옵기는, 황주 도화동 사옵난데, 황성 잔치 가는 길에 하도 날이 더웁기로, 목욕을 허고 나와보니, 의관행장이 없소. 그려, 찾아주고 가시던지, 한 벌 내어주고 가시던지, 별반 처분을 허옵소서. 적선지가에 필유여경이라 허였으니, 태수장 덕택으 살려주오.”
[아니리]
태수 이말 들으시고, 심봉사를 가긍히 여겨, 의관행장을 내어 주었것다. 심봉사 “황송한 말씀이오나, 어떤 무상한 도적놈이 담뱃대까지 가져갔사오니, 이를 어찌 하오리까?” 태수 허허 웃고 담뱃대까지 내어주었것다. 심봉사 백배사례 하직허고, 낙수교를 지나 녹수정을 건너 한 곳을 당도허니 여러 여인들이 방아를 찧노라고 야단이것다. 한 여인네가 심봉사를 보고 조롱을 허는디“흥, 근래 봉사들 한시레 주두고. 저 봉사도 황성 맹인잔치 가지 맹. 거, 이리와 방아나 좀 찧어 주고 가제.”“방아를 공연히 찧어줘?”“아, 방아만 찧어주면, 고기반찬에 밥도 주고, 술도 주고, 담배도 한 묶음 주지라우.”“그것, 참, 실없이, 여러 가지 것 준다. 그럽시다. 일포식도 재수라고, 방아를 찧어 봅시다. 그러나 여보시오, 부인네들 막노이가라 허였으니, 방아를 찧드래도, 선소리를 맞춰가며, 찧읍시다.”“그럽시다”허고 방아를 찧는디,
[중중모리]
“어유아 방아요. 어유아 방아요. 떨그덩덩 잘 찧는다. 어유아 방아요.”“태고라 천왕씨는 이 목덕으로 왕허였으니, 남기 아니 중할손가.”“어유아 방아요.”“유소씨 구목유소 이 낭기로 집 지셨나?”“어유아 방아요.”“옥빈홍안 태도련가, 가는 허리에 잠이 찔렸구나.” “어유아 방아요.”“머리들어 오르는 양은 창해 노룡이 성을 낸 듯.”“어유아 방아요.” “머리 숙여 내린 양은 주문왕의 돈수런가.”“어유아 방아요.”“길고 가는 허리를 보니 초왕궁의 허리일런가.”“어유아 방아요.”“오거대부 죽은 후에, 방아 소리가 끊쳤더니, 우리 성상 즉위허사, 국태민안 허옵신데, 하물며 맹인잔치, 고금에 없는지라, 우리도 태평성대 방아타령을 허여보자.”“어유아 방아요.” “덜크덩덩 잘 찧는다.”“어유아 방아요.”
[아니리]
“여보시오 봉사님, 방아를 이렇게 찧다가는 몇날이 걸릴지 모르것소.”“그럼 자주 자주 찧읍시다.”
[자진모리]
“어유아 방아요. 어유아 방아요. 어유아 방아요.”“만첩청산을 들어가 길고 곧은 솔을 베어 이 방아를 놓았는가?”“어유아 방아요.”“방아 만든 형용보니, 사람을 비양턴가 두 다리를 쩍 벌렸구나.”“어유아 방아요.”“한 다리 올려딛고, 한 다리 내려딛고, 오리랑 내리랑 하는 양은 이상허고도 맹랑허다.”“어유아 방아요.”“황성천리 가는 길에 방아 찧기도 처음이로구나.”“어유아 방아요.”“덜크덩 덩덩 잘 찧는다.”“어유아 방아요.”“보리쌀 뜨물에 풋호박국 끓여라. 우리 방아꾼 배 충부르자.”“어유아 방아요.”“덜크덩 덩덩 잘 찧는다.”“어유아 방아요.”“고소하구나. 깨방아, 찐득찐득 찰떡방아”“어유아 방아요.” “재채기 난다. 고추방아”“어유아, 방아요.”“어유아 방아.”“어유아 방아요.”
“덜크덩 떵 잘 찧는다. 점심때가 늦어간다.”“어유아 방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