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쇳소리와 벗겨진 페인트 칠
삐걱대는 문고리 마찰음에 귀 아픈 대신
날 부르는 친구의 잠긴 목소리
친하다고 믿고 싶던 인간의 목소리
매번 어딜가냐 물어
난 매번 무표정을 얹은 대답만 던져
짜증 따윈 없어 우리 시간은 너에겐 너무 멀어
네 엄마 카드로는 내 알바비는 나오지 않는 견적
내게 미안해 하진마 이건 아주 식상한 질투나 자격지심이니까
이 느낌은 내겐 평생을 안 나눠지는 기시감
어차피 우린 계약일 뿐 언젠간 남아 빈집만
싸구려 고깃집 불판 냄새 아디다스 구제 져지에 배인
감자튀김 기름 쩐내 또 공사판 세멘 먼지와 땀내
여기 지하 현장의 공긴 언제나 탁해
I SEE THE FUCKIN' PAPER
하늘 위에 걸린
마치 구식 스팸 사진 속의 여자 다리처럼 벌린
저 아가리에 삼켜지는 꿈을 꿨지
I KNOW THAT IT'S FUCKIN' DUMBSHIT!
날 교육했던 아름다운 말들
이젠 날 고문하는 동기부여 연설가들의 방송
손잡이를 돌려
이건 세상과 나 사이 끊지 못할 약속
다시, 지금, 서울, 여긴, 거인들의 도시
내겐 키가 너무 큰 건물이 뿜어대는 LED 불빛
땅에 누운 그림 잔 곧 내가 만든 나의 분신
다족류의 벌레처럼 난, 신발장을 기어
더러워진 신발 골라 집고 신어 이맛살을 찝어
문밖의 세상을 맞이할 준비, 나의 시점
한가운데 텅 빈 쇳덩이의 한 지점
어딘가,
어렸던 내 모습을 치우고서 떠민 다음
CLICK 시간 체크
삐걱대는 문고리와 함께 돌아가며 시작되는 문턱 너머의 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