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그녀는
들뜨고 너무 빠르던
나의 말을 멈추었고
그는
독한 말을 뱉어
그녀는
모든 말을 거두어
말의 상한 다리에
겸손이란 약을
처방하여 주었다.
굼뜨어진 다리로
그와 함께
태양 둘레를
다섯 번 돌아도
그녀가 거두어간 말은
돌아오지 않았고
그와 내가
뱉은 말들은
주인 잃은 우주
파편이 되어
더 이상 거두어들
일 수 없었다.
이따금
비어진 입 속이
소리를 내지 못할 때
저려오는 다리 위로
혹시 들릴지 모를
그녀의 말발굽
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내,
아직 세상에
말이 찾아오지
않았던 때를 그린다.